2호 안내서🪐 ‘여’학생들의 이유있는 반란, <걸스 오브 막시>

2021. 4. 5.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벚꽃이 만개하는 요즘, 우리 님은 무슨 콘텐츠들을 즐겨보고 있으려나~

혼자만 재밌는 거 보지 말고 피드백으로 우리 내비게이터들에게 소개해주라주!

2호 안내서도 많이 기다렸을 거라 믿고,

오늘의 콘텐츠를 소개할게.

*미쳐버린 분량 주의*

욘쎄언니의 Girls가 생각나는 영화,

오늘의 콘텐츠는 넷플릭스의

<걸스 오브 막시 Moxie>야.

오늘의 옽뜨스텔라를 읽고 나면...👀

진 Zine문화를 아시나요? 모르신다면 알게 될거야
같은 여성이라고 같은 삶일까? - 페미니즘 역사의 큰 줄기를 차지하는 ‘상호 교차성'의 개념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어
달라지는 하이틴 남주 공식! 유니콘을 찾아서…!

위키: <걸스 오브 막시> 위키 정보 들어갑니다~

세 줄 요약 줄거리 (모바일에선 네다섯 줄!)

고등학교에서 “가장 순종적인 여자”로 뽑힌 주인공 비비안이 교내에 만연한 성차별 문화에 대한 분노를 막시라는 익명의 잡지에 담아 여자 화장실에 뿌리게 된다. 그 후 잡지 막시의 영향력은 커지고 여학생들은 점차 연대하며 불합리한 교내 성차별과 싸워나가는데...

캐스트

해들리 로빈슨 (비비안 역)

로런 차이 (클라우디아 역)

니코 히라가 (세스 역)

알리시아 파스콸페냐 (루시 역)

패트릭 슈워제네거 (A’hole 미첼 역)

감독 에이미 포엘러 (극 중 주인공 엄마 리사 역)

장르 하이틴, 도서 원작 영화

러닝 타임 1시간 51분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Moxie를 빛낸 2명의 여성 (feat.작가 제니퍼 마띠유 & 감독이자 코미디언 에이미 포엘러)

Hoxy... "Moxie"라는 단어 처음 들어본 거, 나 뿐이야? 네이버 영어사전에 따르면 단어 moxie는 “용기”, “투지”라는 뜻이래. 제목처럼 영화는 교내 페미니스트들의 연대와 용기에 관해 이야기해.
특히 하이틴 영화가 풋볼 핫 가이와의 전형적인 신데렐라 로맨스를 그리지 않고 10대 여성들의 용기 어린 연대를 담은 것이 신선했어. 네비게이터들이 알아보니까 <걸스 오브 막시>의 원작 소설 <막시 Moxie: A Novel>의 작가 제니퍼 마띠유 Jennifer Mathieu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고, 실제 본인 학교에서 방과 후 페미니스트 클럽을 운영하기도 한대! 그래서 미국 10대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과 교내 구조적인 문제를 잘 짚어낸 것 같아.

<걸스 오브 막시>의 감독인 에이미 포엘러 Amy Poehler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이자 감독, 제작자 그리고 배우까지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 (내비게이터 찐하가 애정하는 미국 코미디 드라마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의 주인공이지!)

에이미 포엘러는 그녀의 단짝 티나 페이가 각본을 쓴 <퀸카로 살아남는 법 Mean girls>에서 쿨한 엄마로 출연했었지.

사진 출처: Pinterest

<걸스 오브 막시>에선 비비안의 엄마 리사가 에이미 포엘러야. 그는 본인을 페미니스트로 정의하는 방송인이지. 어린 여성들을 지원하기 위한 'Amy Poehler's Smart Girls' 재단도 설립했고, 항상 여성 코미디언으로서 느끼는 불합리함을 기가 막히게 유머로 승화해왔어.

제니퍼 마띠유와 에이미 포엘러가 함께한 인터뷰인데, <걸스 오브 막시>에 그녀들이 담고자 했던 페미니즘이 궁금하다면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해! (자막 없음 주의)

“진 ZINE” 문화?!

비비안이 만든 진 '막시'

사진 출처: https://variety.com/2021/film/reviews/moxie-review-amy-poehler-1234917977/

90년대 미국에선 여성에 대한 폭행, 차별을 반대하고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의 틀에서 벗어나자는 페미니즘 펑크-락 밴드들이 유행하는데 이 중 유명한 밴드가 영화에서도 음악이 나오는 "비키니 킬 bikini kill"이야. 이런 밴드들은 많은 여성들의 지지와 공감을 받으면서 “라이엇 걸(Riot Grrrl)”이라는 3세대 페미니즘 문화 운동의 시초가 되었어. 이때 진(zine) 문화를 통해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전달되었고, 진은 여성운동의 상징처럼 되어 버렸지. 스크랩북과 비슷한데, 과감한 콜라쥬와 타이포로 디자인해 대량 복사하여 메시지가 전달되도록 뿌려지는 것이 진 문화의 특성이야. (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기사를 참고해봐!)

왜냐하면, 우리 여자들은 우리 대화 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나오는 보이밴드와 보이펑크가 지겹습니다.

BECAUSE we girls want to create mediums that speak to US. We are tired of boy band after boy band, boy zine after boy zine, boy punk after boy punk after boy ...

왜냐하면, 모든 형태의 미디어에서 우리 또는 나 자신이 맞고, 참형 당하고, 비웃음당하고, 하찮아지고, 밀어 붙여지고, 무시하고, 고정 관념에 박히고, 차이고, 경멸당하고, 성추행당하고, 침묵 당하고, 무효화되고, 칼에 맞고, 총에 맞고, 질식되고, 살해당하는 것을 봅니다.

BECAUSE in every form of media I see us/myself slapped, decapitated, laughed at, trivialized, pushed, ignored, stereotyped, kicked, scorned, molested, silenced, invalidated, knifed, shot, choked, and killed

왜냐하면 우리는 펜이나 도구를 집거나, 무엇이든 할 때마다 혁명을 일으키게 됩니다. 우리는 혁명입니다.
BECAUSE every time we pick up a pen, or an instrument, or get anything done, we are creating the revolution. We ARE the revolution.

- 실제 판타스틱 팬진 Fantastic Fanzine no.2의 에리카 레인스타인 Erika Reinstein의 글 중

영화에서도 막시 진은 소심한 비비안이 익명으로 본인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매개체이자, 여학생들의 마음에 품고 있던 불편함을 표출하게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해. 진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장치라 할 수 있지.

생각거리: 더 깊게 들어가보겠습니다~

Moxie 한국판. 2018’s wave

<걸스 오브 막시>를 보고 내비게이터들은 각자 지난 여고생 시절을 떠올려보며 그때 마주했던 성차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어. 극 중 비비안과 그녀의 친구들처럼 불합리함을 부르짖어볼 생각도 못 했던 것이 참 아쉬움으로 남기도 하고 그녀들이 부럽기도 했었지…!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여성 청소년들이 싸워 냈던 사건들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해졌어. 그래서 특별히 우리가 찾아봤어, 교내 성차별과 인권침해를 용감하게 고발한 스쿨미투의 타임라인!

2018년 4월 / 용화여고 / 서울 노원구
교사들이 40명 학생을 상대로 성추행 및 성희롱을 행한 사건을 졸업생과 재학생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고발한 사건이자 8명의 교사 징계를 이뤄낸 사건 #스쿨미투의시초
2018년 4월 / 북일고 / 천안
전교생이 모인 어셈블리에서 이황유진을 포함한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의 심각한 성차별적 발언을 고발한 사건
2018년 9월 / 충북여중 / 충북 청주
한 학생이 트위터에 성폭력 가해자로 교사를 고발하고 스쿨미투의 SNS 공론화를 일으킨 사건
이후 스쿨 미투가 제기된 학교들

사진 출처: 페미위키

용감한 대한민국 여학생들의 연대와 지지로 뜨거운 바람이 불었던 2018년 이후, 스쿨 미투로 고발당한 서울 소재 학교의 징계 대상 교사 48명 중 35명은 여전히 교단에 남아있다는 기사가 지난 1월 한겨레에 실렸어. 또한 고발한 여학생들에겐 심각한 2차 가해가 벌어지기도 했지. <걸스 오브 막시>와 연결되는 국내 현실이 여느 하이틴 영화처럼 모두가 행복한 해피 엔딩이 아니라는 사실이 좀 씁쓸해지는 지금이야… 2018년 스쿨 미투들이 고발한 문제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교내 성폭력 고발에 동참하고 싶다면 여기를 한번 들어가 보길!

막시 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는 클라우디아, 그녀는 과연 겁쟁이일까

좌 비비안 우 클라우디아. 사진 출처: https://thecinemaholic.com/moxie-ending-explained/

영화 속에서 여학생들은, 복장에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학교에 반기를 들어 모두가 같은 날 탱크탑을 입고 등교하기로 해. 비비안의 소꿉친구인 클라우디아(중국계 미국인)는 그날 아침 쭈뼛대며 엄마 몰래 탱크탑을 입고 등교하다 부엌에서 걸리고 마는데, 결국 엄마의 한 소리에 탱크탑을 입고 등교하지 못하고, 자기보다 막시의 친구들과 더 잘 어울리는 비비안을 보며 소외감을 느끼기 시작하지. 막시가 시작된 이후부터 클라우디아는 함께 참여하길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 물론 그녀도 막시 모임을 학교에 정식 클럽으로 등록하며 막시 회원들이 공개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 하지만 이 때문에 정학을 당한 클라우디아는 집에 찾아온 비비안에 다음과 같은 말을 해.

“내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나한테 차갑게 굴었잖아.

너는 백인이라서 내 입장을 이해하지 못해... 나한텐 너처럼 위험을 감수할 자유가 없다고.”

감독은 흑인, 아시아인, 장애인, 레즈비언 등의 인물 구성을 통해 영화에 다양성과 포용성을 담으려고 노력했어. (물론 여전히 전형적인 스테레오타입을 답습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리고 영화에서 비비안 엄마는 학창 시절에 친구들과 반기를 들었던 시절을 회고하며 상호교차성*이 부족했다는 대사 “우린 상호 교차성이 부족했어 We weren’t intersectional enough”를 통해, 본인 세대의 페미니즘 운동이 가졌던 한계점을 인정하기도 하지.

1) 상호교차성 이론은 한 사람의 사회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범주는 단일하지 않으며 젠더, 인종, 사회 계급 등 다양한 측면이 상호교차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한 사람에게 작용하는 억압, 지배구조, 차별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과 창발적 속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출처-페미위키)

각자가 딛고 있는 박스는 무엇일까? 📦

사진 출처: https://interactioninstitute.org/illustrating-equality-vs-equity/

사회는 만인이 평등(Equality)해지기 위해 모두에게 같은 해결책을 제공하려고 해. 하지만 개인들이 지닌 고유한 정체성의 맥락은 더욱 면밀하게 고려되어야 하지. 그렇지 않으면 클라우디아 같은 여성은 억울해질 위험이 커지니까...! 따라서 개인의 상황에 맞는 각기 다른 해결책을 제공함으로써, 평등이 아닌 형평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봐. 위의 그림은 평등과 형평성의 차이를 보여주는 그림이야.

클라우디아는 겁쟁이가 아니라고 생각해. 단지 본인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들이 비비안보다 많았을 뿐.

내비게이터들은 위의 그림처럼 주위에 나보다 박스가 더 필요한 사람은 없는지, 박스가 없는 사람이 마주하는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헤아릴 줄 알고, 포용하는 태도를 갖도록 노력해보려고 해. 이 평생의 여정에 함께하고픈 주민들이 있다면 손 한번 들어줘.

(물론 위에서 말했듯 개인에게 필요한 박스의 개수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는 없어, 이미지는 평등과 형평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직관적으로 박스를 이용했다는 점 명심하기!)

넷믈리에: <걸스 오브 막시>가 재밌었다면?

from 헤이즐

루머의 루머의 루머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성추행과 성희롱이 농담과 관심으로 치부하는, 소위 강간문화가 사실상 중,고등학교에서부터 용인되고 있음을 보여주며, 2차 가해와 피해자성의 강요가 피해자와 주변인의 삶을 어떻게 뒤집어놓는 지를 정말 사실적으로 표현해. 특히 학창시절 또래들 사이에 형성되는 동조압력 peer pressure이 안타까운 결정과 결과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그리는데, 여러 부분에서 공감도 되고 화도 나고. 먹먹하지만 꼭 봐야하는 드라마...!

from 도자기

밤쉘

볼 수 있는 곳 왓챠

실제 미국 방송사에서 있었던 미투 사건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야. <걸스 오브 막시>처럼 여성들이 연대해서 불합리함을 폭로하는 영화가 보고 싶다면 추천!

(주연 배우들 너무 멋있으니 반함주의)

from 찐하

그랜드 아미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미국 브루클린 그랜드아미 광장에서 폭탄 테러가 터지고 근처의 고등학교 그랜드아미 학교의 주인공들은 각자만의 사건들을 경험해. 다양한 정체성의 캐릭터들이 험난한 고등학교 생활을 각자도생으로 헤쳐나가려고 하는 드라마야.

from 떠돌

거꾸로 가는 남자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걸스 오브 막시>가 하이틴 로맨스를 비틀었다면, <거꾸로 가는 남자>는 남성 중심 서사의 로맨스 드라마를 뒤집어 본 세계관이야. 한드에서도 많이 본 구도의 캐릭터에서 성별만 바뀌었을 뿐인데 우습고 불편한 점이 한 두 개가 아니지. 때로는 너무 당연하게 여겨져서 거꾸로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더라고. 이미 많이들 봤을 것 같지만 아직이라면 추천할게!

옽뜨스텔라가 선정한 <걸스 오브 막시>의 원픽 대사!

“That's hot."

비비안이 제작한 첫 번째 진에서는 연대의 뜻을 밝히는 의미로 ‘손에 별과 하트를 그리고 오기’를 제안해. 과연 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등교한 비비안은 생각보다 많은 여학생이 손에 별과 하트를 그리고 온 것을 확인하지.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녀가 발견한 것은 그녀의 동네 친구 세스 Seth의 손에 그려진 별과 하트…! 그것을 본 비비안과 루시는 그의 연대에 끈적한 “That’s hot”을 외치지. 이전 하이틴 영화의 남자 주인공 공식에는 젠더 이슈에 민감하고 여성이 마주하는 차별을 공감하며 올바르게 지지해주는 캐릭터가 없었는데, <걸스 오브 막시>를 보며 앞으로의 하이틴 남주의 공식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겨! 세스… 너란 유니콘...🦄
(위 영상의 41초부터 대사가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