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안내서🪐 '블랙'미러 제작진의 '블랙' 코미디

2021. 3. 25.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띵-동-댕-동- 아!아! 마이크 테스트🎤
옽뜨스텔라의 주민 여러분, 안내 말씀드립니다.
오래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드디어 옽뜨스텔라의 1호 안내서가 발행되었습니다.

대망의 1호 작품은 블랙미러 제작진을 등에 업고 넷플릭스에 공개된

<가버려라 2020년 Death to 2020>입니다.

2020년이 다 지난 마당에, 왜 또 불편한 2020년에 대해 이야기하냐고요?

힘들었지만 앞으로의 인류를 위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많은 일이 일어났으니 한번 돌아보자는 거지요!

오늘의 옽뜨스텔라를 읽고 나면...👀

'우리는 여전히 2020년의 풍파에서 벗어나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될 거야.
북미에서 많이 쓰이는 풍자 코드를 이해할 수 있게 될 거야.
여성이라면 괜히 화가 날 수도 있으니 마음 조심~

위키: 네, <가버려라 2020>을 돌아다녀 보기 전에 기본적인 배경부터 설명해 드릴게요~

두 줄 요약 줄거리

연기력 갑인 배우들이 모두까기 모큐멘터리에 모였다…!
2020년의 중대한 사건들을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물

캐스트

새뮤얼 L. 잭슨 (어벤져스의 닉 퓨리)

휴 그랜트 (로코 레전드 노팅힐 남주)

리사 쿠드로 (프렌즈의 피비)

나래이션: 로렌스 피시번 (매트릭스의 모피어스!!)

제작 찰리 브룩커 (블랙미러 제작자)

감독 앨 캠벨 (블랙미러 제작자)

장르 정치 코미디 영화, 블랙 코미디

러닝 타임 1시간 10분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블랙'미러 제작진이 만든 '블랙'코미디!

<가버려라, 2020년>은 블랙미러의 제작진인 찰리 브룩커와 애너벨 존스가 제작한 모두까기를 펼치는 모큐멘터리*야. 제작진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년을 직시하고 웃어넘기며 일종의 카타르시스적인 액땜(Cathartic Exorcism)을 하기 위해 <가버려라, 2020년>을 기획했다고 해. <블랙미러>를 애청한 옽뜨스텔라의 주민이라면 바로 떠오르는 궁금증이 있겠지? “어둡고 진지한 SF 디스토피아를 주로 그려내는 제작진들이 코미디를 만들었다고?”라고 말이야. 사실 제작자 찰리 브룩커는 영국 BBC의 시사 문화 프로그램 <Charlie Brooker's Weekly Wipe>의 제작자 겸 진행자이기도 해. 2013년부터 세 개의 시즌을 제작해오고 있으니, 사실 블랙미러의 제작자도 개그 욕심이 많은 잡학다식인이었다는 사실! 따라서 <가버려라, 2020년> 또한 전 세계에서 벌어진 수많은 사회적/문화적 사건들을 신랄하게 까대며 웃음을 자아내.

1) 모큐멘터리는 허구의 이야기를 실제인 것 같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전달하는 장르야. 페이크 다큐멘터리라고도 불려.

2) 블랙코미디는 비극적인 소재를 잔혹하거나 신랄하게 풍자해서 웃음을 자아내는 희극의 형식 중 하나야. 봉준호의 <기생충>도 블랙코미디에 속하는 편이지!

좀 더 시원할 수 있었다고들 하는데...

제작진은 “이것은 모든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This is about the whole world”라는 말로 영화를 소개했는데, 한편에선 <가버려라, 2020년>이 여전히 유럽 중심적(제작진이 영국인들)이고 백인 중심적인 시각으로 영국과 미국에 대해서만 다뤄져 아쉽다는 평가도 있어. 또한 제작자 찰리 브룩커의 다른 작품만큼의 날카로움이 부족해 오히려 예상하기 쉬운 유머였다고 혹평하는 비평가들이 많았지. 하지만 정치 블랙코미디가 대가뭄의 콩 나듯 나오는 한국 출신의 내비게이터는 <가버려라 2020년>의 모두까기 정신만으로도 속이 너무 시원했어.

생각거리: 이런 시각으로 둘러보시면서 한번 감상해 보세요~

<가버려라, 2020년>이 유일하게 까지 않은 사건은?

계속 강조했듯, <가버려라, 2020년>은 모든 사건과 인물들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루고 있어, 하지만 유일하게 제작진이 풍자하지 않은 사건은 2020년 5월 20일에 일어났던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야. 식당에 위조지폐 20달러를 냈던 조지 플로이드를 경찰이 체포하다 과잉 진압으로 현장에서 그를 사망하게 한 사건이지. 코로나 시국에도 전 세계 BLM 시위를 일으키고 한국에도 크게 보도될 만큼 중요한 사건 중 하나야. 이를 통해 지구인들은 사회 기저에 깔린 유색 인종에 대한 혐오를 마주하고 인종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크게 깨달았어. 최근에 미국 애틀랜타에서 동양계 여성을 대상으로 무차별한 총격이 가해진 사건이 있었지. 이를 통해 미국 사회에 만연한 동양인 혐오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많은 동양인이 본인의 인종 때문에 차별을 당했던 경험들이 쏟아지고 있어. 결국, 인종차별은 더 이상 다른 인종의 이야기가 아니고, 모두가 직면해야 할 문제였던 거지. 침묵하지 않고 힘을 합쳐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라고 소리치는 동양인들이 많아지는 만큼, 흑인, 동양인 등 각 유색 인종들이 직면한 문제가 어떤 것들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
(옽뜨스텔라는 변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이들의 편에 항상 서 있을 거야!)

캐시 플라워스...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어요?

<가버려라, 2020년>의 모든 등장인물은 허구의 인물이야. 하지만 몇몇 캐릭터는 우리가 국제 뉴스에서 봤었던 것 같은 실제 인물을 떠오르게 하여 기시감을 일으키지. 특히 싸커맘* 캐시 플라워스 캐릭터는 실제 사건들의 인물들을 떠오르게 하여 주목받았던 캐릭터야.

3) 싸커맘은 미니밴으로 아이들을 축구 교실에 내려주고 지켜보며 자녀 교육에 열정적인 미국 중산층의 여성을 일컫는 단어야.

Q-Anon mom?
캐시 플라워스는 유난히 검증되지 않은 소셜 미디어의 가짜 뉴스로 각종 음모론을 신봉하는 캐릭터로 그려져. 이에 대해 미국의 연예매체 ‘Vulture’의 기자 Kathryn VanArendonk은 실제 큐어넌 성향의 주부(Q-anon mom rhetoric)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어. 큐어넌(Q-Anon)은 극우 성향 게시판 4chan에 Q라는 닉네임의 게시자가 퍼뜨린 음모론을 추종하는 집단으로, Q등급의 정보를 뜻하는 Q와 익명을 뜻하는 영어단어 Anonymous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야. 미국은 아동 성매매를 일삼는 소아성애자들과 사탄 숭배자에 의해 지배되며, 여기에는 힐러리 클린턴, 빌 게이츠와 버락 오바마 등 미국 민주당 성향의 인물들이 속해있다는 것이 큐어넌의 주요 주장이야. 2020년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주요 지지자층이었으며, 심지어 큐어넌을 신봉하는 '마조리 테일러 그린'이라는 여성이 조지아주의 하원 의원으로 당선되어 큐어넌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어.

Karen과 Kathy Flowers의 상관관계

캐시 플라워스는 (편향적 시각을 바탕으로) 인종차별을 하는 백인 여성이기도 해. 이는 실제로 2020년 미국을 달군 수많은 ‘Karen’ 사건들과도 연결되지. Karen은 교양인인척하지만 인종 차별주의적인 행동을 하는 백인 중년 여성을 조롱하는 미국의 '은어’야. 작년 샌프란시스코의 동네에서 본인 소유의 마당에 ‘Black Lives Matter’를 쓰는 남성에게 인종차별을 했던 리사 알렉산더와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 새를 관찰하던 흑인 남성을 신고한 에이미 쿠퍼 등 예민한 전 세계인들에게 분노를 자아냈지.

극 중 캐시 플라워스 (사진 출처: https://screenrant.com/death-2020-cast-character-guide/)

근디.. 나만 조금 불편했나? 👉👈

여러모로 문제가 있는 미국 보수 음모론 지지자, 캐시 플라워스가 ‘싸커맘’, ‘큐어넌 맘’, ‘카렌’이란 수식어로 묘사되는 것은 <가버려라, 2020년>에 대한 아쉬움 중 하나야. 이 영화가 비판하고자 했던 사회 문제를 여성 캐릭터로 국한함으로써, 구조적인 문제가 성 문제로 치환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확대 해석이라고 생각한다면, '카렌'이라는 단어가 성차별적인 이유를 다룬 이 기사를 한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해.

넷믈리에: 이런 시각으로 둘러보시면서 한번 감상해 보세요~

from 헤이즐

소셜 딜레마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SNS의 설계가 사람들의 확증편향을 강화시킬 수밖에 없음에 대해 실제 앱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출연해서 이야기하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윤리성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야. '큐어넌'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보는 것을 추천!

from 도자기

이어즈 앤 이어즈

볼 수 있는 곳 왓챠

왓챠에 있는 sf 드라마야! 시사,사회,정치 문제까지 다양한 이슈들을 담고있어. 요즘 일어나는 일들로 근 미래를 상상해보고 싶다면, 블랙코미디를 좋아한다면 재밌을 거야!

from 찐하

아메리칸 반달리즘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미국 고등학교의 지독한(?) 사건을 추적하는 모큐멘터리 형식 블랙코미디 시리즈인데, 이것도 처음부터 필요 없이 진지해서 웃겨 😂

아는 척하기 좋아하는 내비게이터가 마지막으로 웃긴 대사 하나 설명해볼게요~

“억만장자들을 위한 코첼라 축제라고 할 수 있죠"

코첼라 Coachella는 매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음악 페스티벌 중 하나이자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어. 근데 뮤지션도 뮤지션이지만, 사실은 코첼라에 가고 이 문화를 즐길 줄 아는 ‘나'의 모습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거든. 다보스포럼에는 세계적인 학자와 기업가, 운동가 등이 참가하여 기후변화 등 인류의 지대한 문제를 토론하는데, 실제로는 아무것도 실행되는 게 없다는 비판을 매년 받거든. 결국, 어떤 생산적인 어젠다를 내느냐보다는 그 포럼에 참가한 ‘본인'이 중요해져 버리는 거지. 이런 웃픈 현실을 꼬집은 대사라 무릎을 탁! 치게 되더라고. (위 영상의 10초부터 대사가 나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