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복운전하다가 드라마 만든.ssul

🎥 '에에올'을 제작한 바로 그 곳, 이번에도 웰던!

혹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봤어? 미국 이민자 가정의 불협화음을 멀티버스 세계관으로 해결하는, 신선한 이야기로 전세계 시상식을 휩쓸었잖아. 이 영화의 제작사가 바로 ‘A24’야. 윤여정과 한예리 배우가 출연하여 이민 1세대를 그린 <미나리>나, 아콰피나가 출연해 이민자 가족의 세대 갈등을 그린 <페어웰> 역시 A24가 만들었지. 이 스튜디오를 동양인이 세우기라도 했나? 물론 그건 아니야. A24는 젊은 세대 관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열광할 만한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해. 때문에 미국 사회의 다양한 문화(LGBTQ+, 유색인종, 이민자 등)와 정체성을 기민하게 포착하고, 익숙한 장르 문법을 뒤틀면서도, 예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제작해 왔지. 올해는 유태오 배우의 출연작 <전생>, 블랙핑크 제니의 배우 데뷔작 <디 아이돌>이, 내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동조자>가 공개를 앞두고 있으니 A24의 로고를 반갑게 맞이할 날이 더 많아질 거라 기대해.

🖼️ 오프닝 타이틀 아트 속 숨겨진 이야기

🇺🇸 동상이몽 아메리칸 드림

대니와 에이미가 미국의 아시아계 가정이 직면했던 두 가지 속성, 즉 생존과 보수적인 가족 환경을 대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선택을 지속해. 따라서 점점 무의미하게 변해가는 그들의 복수 놀이가 소모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지. 자신의 불행을 끝없이 서로에게 투영시키며 서로를 탓하는 그들은 어쩌다 이렇게까지 남 탓만 하는 '남탓봇'이 됐을까? (물론 상황과 환경은 다를지라도) 지난 호에서 다뤘던 <더 베어>의 카르멘은 미쳐버릴 것 같은 상황에서도 자기반성을 통해 타 인물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반면, 대니와 에이미는 서로를 파괴함으로써 자기를 구원하려는 모습이 이기적으로 보였어.

대니와 에이미가 결국에는 서로를 이해하게 되었듯, 그들의 고군분투를 목격한 시청자 역시 그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는 것 같아. 동양인 이민자로 미국에서 사는 경험이 어떤지 100% 알 수는 없지만, 한국에서 한국인으로 사는 경험도 참 만만치 않잖아. 보이지 않지만 선명한 계급, 성별이나 나이로 다가오는 은근한 차별, 손해보고 무시당하지 않으려 갑옷처럼 두르는 거짓말들… 결국 대니나 에이미도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나와 같은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됐어. 이 드라마를 바라보는 우리는 어떤 결핍과 욕망으로 이 삶을 굴려 가는 걸까? 누군가를 향해 근거 없는 분노를 쏟아내는 것으로 대충 땜빵하며 살고 있지는 않을까? 주민님도 이번 주말에는 <비프>와 함께 롤러코스터를 타며, 내 안의 대니와 에이미를 발견해보길 바래. 까마귀한테는 되도록 잘 해주고 말이야. 

앞서 위키에서 언급했듯, <비프>의 이성진, 앨리웡, 스티븐 연이 함께한 애니메이션 <투카 앤 버티>는 두 여성의 우정과 성장을 새 🐤로 의인화해서 그려낸 시리즈야. 모범생 스타일 투카와 자유로운 영혼 버티가 동거하던 중, 투카가 남자친구와 같이 살기로 하면서 관계의 변화를 맞이해. 각자만의 방식(?!)으로 적응해나가는 둘을 보며 밀레니얼 세대 여성이 공감할 것들이 많아. 직장 내 스트레스와 성희롱, 가족으로부터 물려 받은 결핍, 가시지 않는 지독한 외로움 등 굉장히 동시대적인 이야기들을 유쾌하게 풀어내니 한번 보는 것을 추천!  

A24가 제작한 영화이자, <비프> ‘에드윈’을 연기한 배우 저스틴 H. 민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영화 <애프터 양>을 소개할게. 형제자매를 만들어주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입양하는 게 가능한 어느 근미래, 제이크 가족과 함께 살며 미카의 좋은 오빠가 되어 주던 안드로이드 ‘양’이 어느 날 작동을 멈춰. 제이크는 ‘양’을 수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니던 중, 특별한 기억 장치를 발견하게 되지. 이전에 소개했던 <파친코>, 기억 나? <파친코>를 만든 코고나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특유의 영상 미학으로 ‘기억’이라는 소재를 풀어내는 영화야. 근데 저스틴 H. 민은 한국계 미국인인데, 왜 중국인 안드로이드로 캐스팅 됐을까? 이 영상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 거야.

자자, 이제 눈물 닦고 해야할 일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