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맨부커후보_원작  #과몰입주의  #밀레니얼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하는 <노멀 피플>은 미국의 OTT 플랫폼 Hulu와 영국 공영방송 BBC가 합작해 만든 12부작(웨이브에는 8부작으로 재편집됨) 시리즈야. 현지에서는 극 중 배경인 ‘슬라이고’가 유명 관광지가 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어. 심지어 2020년 에미상 후보로 네 개의 부문에 오르기도 했지. 국내에서도 공개 당시 웨이브 시청 1위에 6주 동안 이름을 올리며 OTT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탔어. 소위 ‘29금'으로 유명해졌지만, <노멀 피플>은 그 이상의 내용을 담고 있어. 작은 동네 고등학교의 인기남 코넬과 모범생 메리앤의 비밀스러운 불장난부터 대학으로 넘어가 서로를 통해 성장하는 역사까지…! ‘인기남이 댄스파티에 찌질녀 데려가는 전형적인 하이틴 아냐?’하고 봤던 내비게이터의 의심을 눈 녹듯 가시게 하고, 결말에서는 이윽고 눈물이 다섯 갈래로 흐르게 하는… <원 데이>, <러브 로지> 재질의, 아주 오래간만에 본 감성을 채우다 못해 찢어버리는 시리즈라 할 수 있지. 이렇게나 인기가 많은데 아쉽게도 시즌 2가 제작될 예정은 없다고 해…😢

메리앤 역의 데이지 에드가-존스는 영국 런던 출신임에도 드라마에서 아일랜드 억양을 완벽하게 구사하는데, 북아일랜드 출신인 엄마와 할아버지의 영향 때문에 가능했다고 해. 반면 폴 메즈칼은 자신이 연기한 코넬처럼, 실제 트리니티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아일랜드인이지. 이 둘의 진실한 눈빛과 섬세한 연기에 빠져버린 주민? 두 배우는 촬영 전 일주일간 시간을 보내며 캐릭터와 장면을 함께 연구했고, *친밀감 코디네이터가 있었던 덕분에 절절한 케미가 가능했다고 해.

*친밀감/스킨십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 안내서 <브리저튼>편에도 한 번 언급된 적 있어. 제작자인 레니 에이브라함슨은 어린 배우들이 본인의 커리어를 위해 일방적이고 불편한 섹스신을 감내하는 일(헐리우드 미투 운동에서 일어났던 문제들)을 방지하고, 배우들에게 섹스신에 대한 권한을 주고 싶었다고 해.

심지어 폴에게는 이미 짝지가 있다는 소식(그래, 다 가라). 미국의 뮤지션인 피비 브리저스 Phoebe Bridgers 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노멀 피플>을 완주한 피비가 트위터에 ‘노멀 피플 다 봄. 너무 슬픈데 나 엄청 달아올랐잖아…’ 라고 트윗을 올렸고 여기에 폴이 ‘(피비가 답장하다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답장을 달면서 둘의 인연이 시작돼. 그러던 중 피비가 폴을 캘리포니아로 초대하여 자신의 뮤직비디오에 출연시킨 후 둘의 열애설이 터지고, 2021년 12월 연애 사실을 인정한 이 커플은 2년간의 연애 끝에 지난 5월 피비가 코첼라에서 폴을 칭하며 약혼 사실을 밝혔어. 드라마 못지않은 러브스토리를 가진 두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며…

유복하지만 폭력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메리앤. 한 부모, 노동자 계급의 가정에서 자랐지만 정서적으로 안정된 코넬. 정반대의 경험을 가진 이 둘은 성격도 매우 상반돼. 메리앤은 어디서나 솔직한 표현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며 자유분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반복된 폭력에 익숙해져 종속적인 연인 관계를 추구하며 자기 파괴적인 이면을 지니고 있어. 코넬은 비교적 신중하고 내향적인 인물로, 메리앤의 세계를 이해할 만큼 감수성은 높으나 그만큼 주변에 쉽게 휩쓸리며 깊은 우울감에 빠지기도 하지.

<노멀 피플> 제작진과 샐리 루니가 함께한 두 번째 작품 <친구들과의 대화>야. 2022년에 공개된 따끈따끈한  「친구들과의 대화」 원작은 「노멀 피플」 먼저 출판되었는데, 시리즈는 나중에 제작된 경우야. 주인공 프랜시스가 한때 연인이었지만 이젠 친한 친구인 보비와 함께 성공한 작가 멀리사와 닉 부부를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잔잔 + 환장 스토리지. 불륜을 다루고 있어 동서남북으로 꽤나 욕을 먹기도 하는 논란의 작품인데, 옽뜨스텔라 다음 안내서로 다룰 예정이니, 예습 꼬!

고등학교 시절부터 엮이지만, 계속해서 꼬이는 애매한 관계의 로맨스 하나 더 추천해볼게. 앤 해서웨이와 짐 스터게스 주연으로, 배우들의 미모가 빛을 발해서 보는 내내 눈이 즐거운 영화야. 친구와 연인 사이, 그 모호한 관계 속에서 점차 자기만의 방식대로 성장해나가는 두 주인공의 삶을 하루만 설정해서 보여주는 연출이 흥미롭지.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가 너무 아름답게 담겨 있어 찐하는 실제로 촬영지 여행 갔다는 후일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