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 마음 뽀송하게 제습하고 싶을 때 보면 좋은 <별나도 괜찮아>

2021. 7. 8.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비만 오는 요즘, 우리 씨는 어떻게 지내?

집이 너무 습하지는 않은지... 에어컨 과사용으로 전기세 걱정은 없는지…

아무쪼록 델타 바이러스까지 난리인 요즘 다들 안전히 지내고 있길…!

옽뜨스텔라는 드디어 10호 안내서를 발행하게 되었어.

지금까지 꾸역꾸역 읽고 우리와 함께 해주는 주민들이 있어 감사해...💧

을 생각하는 네비게이터의 모습.gif

그렇다면 10호를 맞이하여 옽뜨스텔라가 준비한 작품은…

(두9두9두9)

은근히 아는 사람들은 아는,

한번 보면 생각보다 너무 따뜻하고 재밌어서 멈출 수 없는 넷플릭스의 시리즈,

<별나도 괜찮아 Atypical>야.

한 줄 줄거리

이성에 눈을 뜬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 샘과 생각보다 별난(?) 샘의 가족 이야기

출연진

키어 길리스트 Keir Gilchrist (샘 가드너 - 주인공 역)

브리짓 룬디-페인 Bridget Lundy-Paine (케이시 가드너 - 여동생 역)

제니퍼 제이슨 리 Jennifer Jason Leigh (엘사 가드너 - 엄마 역)

마이클 래파포트 Michael Rapaport (더그 가드너 - 아빠 역)

닉 도다니 Nik Dodani (자히드 역)

각본

로비아 라시드 Robia Rashid

장르

드라마, 하이틴, 코미디

평균 러닝타임

30분

총 시즌 및 회차

시즌 1~3 / 30부작 (한 시즌 당 열 편)

시즌 4(마지막 시즌) 2021년 7월 9일 릴리즈 예정 (이번주 금요일! 내일!)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오늘의 옽뜨스텔라를 읽고 나면...👀

자폐 스펙트럼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
소수성을 가진 재현 당사자가 제작과정에 왜 참여해야 하고,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어.
삶에서 혹은 일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할지 생각해볼 수 있어.

위키: <별나도괜찮아>에 대해 알아두면 쓸모없고 신기한 잡학 정보

잠깐, 실제가 아니고 연기라고?

키어와 제작진이 자폐 스펙트럼을 그대로 그리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첫 시즌이 공개된 이후로 <별나도 괜찮아>는 재현의 사실성과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여러 자폐 관련 커뮤니티의 비판을 받았어. 자폐 스펙트럼은 말 그대로 정말 넓고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키어는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이 없고, 그가 연기하는 샘은 정형화된 자폐성 장애인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다는 지적이었지. 그래서 제작진은 시즌 2부터 자폐 스펙트럼 당사자이자 특수교육학 교수인 미셸 딘 Michelle Dean을 컨설턴트로 합류시켰어. 또한 시즌 2부터는 자폐성 장애인들이 샘의 친구이자 서포트 그룹의 멤버로 등장시켜 재현의 진정성을 높이기도 했지.

시즌 2,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서포트 그룹

실제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안토니 자끄스 Anthony Jacques (크리스토퍼 역)

캐스팅 과정에서 자폐가 있는 배우와 없는 배우 모두 오디션을 봤다고 해. 그리고 키어가 최종적으로 선발되었지. 하지만 그 과정에 보물 같은 안토니를 발견했고 너무나 마음에 들어서 그를 위해 크리스토퍼라는 역할을 만들어냈대. (크리스토퍼는 시즌 1 에피소드 6, 8화에 나오는데 정말 웃겨서 꼭 봐야해!) 실제 안토니는 고등학생 때부터 연극 활동에 참여하면서 전문 배우를 꿈꿔왔다고 해.

마이클 리치 화이트 Michael Richey White

극중 마이클 리치의 그림(왼쪽,Beth Dubber / Netflix), 마이클 리치와그의 아이들(오른쪽, 마이클 인스타그램)

마이클은 극 중 샘의 드로잉을 실제로 그린 아티스트로 시즌 2부터 제작에 참여했어. 마이클은 로스엔잴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로, 실제 자폐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고 해. 샘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을 말로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데, 그럴 때마다 그림이라는 수단을 쓰고 주변 사람들은 샘이 어떤 감정이나 마음을 겪고 있는지 그 그림을 보면서 이해하지. 그리고 마이클은 어렸을 때 그림이 일종의 피난처가 되었으며 연필과 스케치북이 애착이불과 같은 존재였다며 샘이라는 캐릭터에 매우 공감한다고 해.

엘사와 케이시, 아슬아슬한 그녀들의 자아탐구 여정

장애가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다면, 그 구성원의 필요가 항상 우선시 될 수밖에 없어. 여러분도 잘 알고 있는 영화<말아톤>에서는 주인공 초원의 동생인 중원이도 형에게만 집중되는 관심에 결국 엇나가는 결정을 하는 이야기가 나와. 샘의 가족들 역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샘을 중심으로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각자 복잡하고 다면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돼. 특히 딸인 케이시와 엄마 엘사 사이에는 늘 ‘죄책감, 정서적 결핍과 허구의 독립’에 근거한 긴장감이 흐르고 아슬아슬하면서도 안타까울 때가 많아. 하지만 시즌이 거듭되면서 엘사와 케이시는 ‘샘의 엄마’ 혹은 ‘샘의 동생’ 이 아닌 자신만의 정체성을 각자의 방식으로 찾게 되는데, 이런 부차적 줄거리가 또 얼마나 촘촘하고 흥미로운지! 매력을 가진 여성으로서, 성적 정체성을 탐구하는 청소년으로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는 두 여자의 앞길을 같이 응원해주자!

생각거리: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해 알아보자!

자폐아? 자폐증? 자폐 스펙트럼?

혹시 씨는 ‘자폐증'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모습이 생각나? <말아톤>에 나왔던 초원이? 눈을 피하고 같은 말을 반복하는 모습? <별나도 괜찮아>의 샘은 자폐성 장애를 지닌 캐릭터이지만, 그중에서도 아스퍼거 장애(고기능 자폐)에 속해. 따라서 샘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모습을 보면 자폐증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어.

자폐성 장애는 공식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Autism Spectrum Disorder)이라고 불리며, 이 안에서도 광범위하고도 복잡한 장애 수준이 있기 때문에, 스펙트럼 장애라고도 불려. 그 때문에 같은 자폐 스펙트럼이라도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지.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발달 장애에 속하며, 주로 다섯 가지로 나뉘어. - 자폐증(전형적 자폐 장애) / 아동기 붕괴성 장애 / 레트 장애 / 아스퍼거 장애 / 비전형적 자폐증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정서적 상호작용을 어려워하고, 강박 / 집착 / 조절 장애가 동반되며, 보통 사람보다 감정이 쉽게 증폭되는 증상을 보여. 또한 가능한 조기에 발견하여 충분한 시간 동안 특수 교육, 치료를 진행한다면, 과잉 활동, 자해 행동, 공격성 등을 최소화할 수 있지.

무엇보다 자폐 스펙트럼 사이에선 "자폐증"을 완치시켜야 하는 하나의 병이 아닌, 다양성 중 하나로 인식해야 한다는 ‘신경 다양성 운동'이 일어나고 있어. 다시 말해, 자폐 스펙트럼을 다양한 정체성 중 하나로 봐줘야 한다는 것이지. 이러한 인식 변화를 통해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사람들도 본연의 모습으로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 중 하나로 인정받으며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운동의 목표야. 유엔이 정한 '자폐증 인식의 날'은 4월 2일인데, 이에 맞춰 미국은 4월을 '자폐증 인식의 달'로 선정했고, 자폐권익운동 단체들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대...!

미국의 최대 자폐권익운동 단체, 'Autism Speaks'로 인해 퍼즐 조각은 자폐 스펙트럼의 상징이 되었어.

샘이 한국에서 살았다면?

<별나도 괜찮아>에선 샘과 그가 참석하는 스펙트럼 모임의 또래 친구들은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본인의 고민과 걱정거리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비장애인들보단 조금 느리고 혼란스럽지만 어찌 됐든 그들은 꿋꿋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진학과 직업적인 꿈을 꾸며 나아가지. 하지만 시리즈를 보다 보면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캐릭터들이 “한국 사회에 살고 있었으면 어떠한 꿈을 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라. 어쩌면 샘과 샘의 친구 중 한 명은 분명 장애인 거주 시설에 들어갔을 거라는 결론도 들었고.

닷페이스의 [탈시설: 당신 곁에 내가 살 권리] 프로젝트, 첫 번째 편 <장애인 시설 운영자가 밝히는 '시설을 직접 폐쇄한 이유'>

사실 한국 내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이들은 가족의 돌봄을 받으며 집에서 지내는 것 아니면 시설로 들어가게 돼.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시설 거주인원 중 80%가 자폐 장애가 있는 발달 장애인이래. 가족으로부터 돌봄을 받기 어려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은 어쩔 수 없이 장애인 거주 시설로 들어가 한 방에 4~5명씩 생활하게 되는데, 구조적인 문제로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그리고 최근에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닷페이스, 씨리얼 등 인권 단체와 다양한 매체에서 장애인의 ‘탈시설’을 조명하고 있고, 탈시설에 대한 찬반 논의 또한 뜨겁게 일어나고 있지.

반대 측은, 구체적인 계획과 인프라가 부재한 상황에서 장애인들을 무작정 시설에서 내보낼 때 생길 돌봄 공백을 걱정해. 반면 탈시설을 찬성하는 쪽에선 ‘시설'이 하나의 선택지로 남아있는 한 ‘시설’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고, 사회참여의 기회를 박탈당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주장해. 탈시설에 대비하여 국가가 장애인들의 주거, 서비스 비용을 책임지고 이들이 사회 안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서비스를 확대되어야 한다는 거지. 사실 양쪽 다 일리 있는 말이라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한국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도 충분히 샘과 그의 친구들처럼 살수 있지 않을까? 아래는 탈시설한 발달 장애인들의 사연을 담은 씨리얼의 영상이야. 주민들도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면, 한번 보는 것을 추천해.

씨리얼의 나의 탈시설 시리즈 중 첫 번째 편 <발달장애인이 어떻게 혼자 살 수 있어? 라고 묻는다면>

옽뜨스텔라가 선정한 <별나도 괜찮아>의 명대사!

“샘이 버스를 타면 항상 부드럽게 운전하려고 해요. 등이 버스 시트에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I always try to drive extra smooth when Sam is on the bus. You know, so he's back doesn't touch the seat.” (영상 1:40초 부터)

샘이 그의 짝사랑이자, 상담 선생님인 줄리아 사사키 선생님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거절당한 후의 장면이야. 불안정한 상태로 버스에 오른 샘이 결국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폭발해버리는데, 버스 기사의 대처가 인상적이야. 장면을 통해 유추해 보면, 기사는 이미 샘을 알고 있고 등이 시트에 닿으면 불안해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 사실 <별나도 괜찮아>는 가족 외에 많은 이들의 조력이 지금의 샘을 있게 한다는 것을 보여줘. 절친 자히드와 페이지, 알바하는 가게의 사장님 등 샘과 관계를 맺는 모두가 그의 특성을 이해하고 각자만의 방법으로 샘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주변 인물들이 너무 이상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장 현실적인 답안으로 보여. 실제로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샘과 같은 친구 또는 동료를 만났을 때, 어떻게 함께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느낌이랄까! <별나도 괜찮아> 마지막까지 흥해라!

넷믈리에: 자폐 스펙트럼 또는 조금 특별한 가족을 다룬 것들을 보고 싶다면!

from 헤이즐

레인맨

볼 수 있는 곳 왓챠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은 다 천재라는 전형적이고 좁은 정의의 재현만을 남긴다는 한계가 있지만 (젊은 시절의) 톰 크루즈, 더스틴 호프만, 한스 짐머의 조합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어. 존재를 몰랐던,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형에게 남긴 아버지의 유산을 갖기 위해 접근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형을 유일한 가족으로 그리고 인간으로 대한다는 줄거리야. 클리셰할 수도 있지만 보다 보면 어느새 코가 찡하고 눈물이 차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될걸?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함께 씻겨내고픈 슬픈 감정이 있다면, 이번 주말에는 고전 휴먼 드라마 <레인맨>을 보면서 울어 보는 건 어때?

from 도자기

원더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 왓챠

<별나도 괜찮아>처럼 남들과는 조금 다른 남자아이와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인 <원더>도 추천해! 안면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어기'가 처음으로 학교를 가면서 편견들과 마주하지만 좋은 주변인들,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돼. 영화를 보면서 어기 뿐 아니라 가족들도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는 걸 보여줘. "어기는 얼굴을 바꿀 수 없으니, 우리가 보는 방식을 바꿔야 하지 않냐" 극 중에서 교장선생님이 어기를 괴롭힌 아이한테 하는 말이야. 우리가 보는 방식과 태도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야!

from 찐하

무브 투 헤븐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꽤 최근에 개봉한 한국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야. 무려 이제훈과 지진희가 등장하지. 아스퍼거 증후군인 주인공 그루와 그의 숨겨져 있던 삼촌 상구가 유품정리업체를 운영하며 만나게 되는 다양한 사연들이 담긴 매우 따뜻하고 마음이 울렁이는 시리즈야. 무엇보다 순수하게 진심을 전달하려는 그루를 보며 조금씩 변하는 상구의 모습도 마음에 핫팩이 올려지지… 내리는 비와 함께 다운된 마음, 따뜻하게 데우고 싶다면 살며시 추천할게…!

from 떠돌

러브 온 더 스펙트럼

볼 수 있는 곳 넷플릭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데이트를 다룬 리얼리티 쇼야. 솔직히 <별나도 괜찮아>를 보기 전까지는 인간관계나 감정에 몹시 서투를 테니 연애나 사랑은 그들과 먼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거든. 하지만 감정에 서툰 것은 우리도 마찬가지잖아? 자폐를 넘어서 인물들이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고 관계 맺는 과정은 이상하거나 걱정되는 일이 아니라, 아주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져. “자폐"가 아닌 “사랑"이라는 관점에서 타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의 전환을 준 시리즈야!